앙드레 김은 어디에 있는가?

[이기오의 ‘락'(樂)서]앙드레 김은 어디에 있는가?

!요즘처럼 전 세계에 한류의 위상이 높아진 적이 없다. 1990년 초 안방극장에서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를 시작으로 붐이 인 한류는 드라마, 방송, 게임,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와서는 음악과 영화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적 음악 잡지 ‘빌보드’가 한국음악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국내 영화감독과 배우도 한층 위상에 높아져 할리우드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금의 한류가 ‘잠깐의 유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한류가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변화에 민감한 ‘장르’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동양 누아르 영화를 이끌었던 홍콩영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1970~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홍콩영화는 장국영을 비롯한 수많은 중화권 스타들을 배출했으나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점차 쇠퇴해져 갔다. 그런 홍콩영화의 사례에서 봤듯이 한류도 발전하지 못하면 한낮 바람으로 사라질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해외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관광객의 수는 1억2000만명이고, 소비는 141억달러(약 14조원)에 이른다. 그리고 외국인의 방한 목적 1위는 쇼핑이다.

그런데 이렇듯 한류를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요소가 있음에도 한국에는 세계적 디자이너가 없다. 외국에서는 존 갈리아노, 칼 라커필드, 톰 포드, 마크 제이콥스 등 스타 디자이너 한 명이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린다. 또한 패션디자이너의 위상이 톱스타보다 높은 경우가 적지 않다. 유명 패션디자이너의 의상을 입은 무명 배우가 일약 톱스타로 거듭나기도 한다.

자 그럼.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디자이너’는 누구일까?

이런 질문을 던질 때마다 왜 고 앙드레김이 머릿속에 맴도는지 모르겠다. 앙드레김은 대한민국을 대표로 하는 디자이너였다. 머리가 똑똑해 보이지도 않았고, 세련되기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말투와 복장으로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러나 그가 패션쇼에서 자신의 옷을 입히면 그 배우는 어느새 톱스타가 돼 있고, 배우들은 그의 무대에 서기를 열망했다. 앙드레김은 패션디자이너이면서도 아이콘이었고, 한류를 이끌어 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한류 전도사였다.

그의 본명은 김봉남이다. 얼핏 촌스럽게 들려 코미디의 소재가 되기도 한 이름이다. 그 이름만큼이나 그는 서민적이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최고의 디자이너였던 앙드레김, 그가 자꾸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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