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오동진 프로그래머 추천작 공개

제2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가 9월 7일 개막하는 가운데, 오동진 수석프로그래머가 올해 상영되는 작품 중 꼭 봐야 할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선정했다.

▶ 개막작
 
올해 개막작은 영화제의 얼굴이자 그 해 영화제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작품이다. 올해 안양 영화제는 부자(父子)의 이야기, 가족의 복원에 대한 얘기를 골랐다.
 
‘워킹 아웃(2017)'(알렉스 스미스 · 앤드류 J. 스미스, 미국)
 
아버지와 아들은 가깝고도 먼 사이다. 겉으로는 늘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 영화의 주인공 부자(父子)도 소원해진 지 오래다. 간만에 만난 둘은 몬타나의 깊은 숲 속으로 맹수 사냥을 떠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사냥보다 삶을 가르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겨울의 혹독한 야생에서 두 사람은 힘들지만,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가족은 다시 이루어진다.

작은 세상이 구해져야 큰 세상의 문제가 고쳐질 수 있다. 청소년들 역시 자신의 세계를 완성하는 데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정과 가족의 산을 넘지 않는 한 세상이라는 큰 그림을 마주할 수 없다. 이른바 가족 영화가 지향하는 주제가 늘 여기에 머물러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버지(혹은 남자라는 존재)는 아들(혹은 딸)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아들 역시 아버지를 통해 세상의 진실과 모순, 그 합이 만들어 내는 실체를 감지하게 된다. 아버지와 아들은 일방향의 관계가 아니라 철저하게 쌍방향의 모습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걸 잘 깨닫지 못하고 산다. 2017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후보에 오른 작품.
 
 ▶누보! 네오! 노보! 그리고 뉴!

세계 영화의 흐름. 세계의 젊은이들, 특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꿈꾸고 있는 지를 들여다보는 섹션.

‘굿 포스트맨(2016)'(토니슬라브 흐리스토프, 핀란드, 불가리아)
 
불가리아 국경, 터키 접경의 한 작은 마을에서 평생을 우체국으로 살아 온 노인은 요즘 걱정이 많다. 터키를 통해 몰래 밀입국하는 시리아 난민들 때문이다. 처음에 노인은 국경 수비대에 이들을 고발하는 일을 도맡는다. 그런데 차츰 마음을 바꾼다. 난민들을 받아들여 마을을 새롭게 꾸미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작 47명밖에 안 되는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서 이 할아버지, 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2017년 선댄스영화제 출품작. 국내에서 보기 드문 불가리아産 작품이다.
 
‘우리 삼촌(2012)'(야마시타 노부히로, 일본)
 
주인공 유키오는 집에서 하는 일 없이 엄마만 괴롭히며 살아가는 삼촌이 미워 죽겠다. 그런데 웬걸. 게으르고 무능한 삼촌이 그래도 유명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친단다. 비록 시간강사라서 돈은 못 벌지만. 그런 삼촌에게 여자가 생긴다. 그런데 그 여자가 하와이에 산다. 유키오는 삼촌을 따라 하와이로 간다. 그 여행에서 삼촌이 전혀 다른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일본도 우리처럼 고학력 실업자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이 현대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역사, 우리가 새로 쓴다
 
청소년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역사 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나가야 하는 것이야 말로 작금의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직지코드(2017)'(우광훈, 데이빗 레드먼, 한국)
 
원래는 ‘금속활자의 비밀’이 제목이었는데 개봉 과정에서 바뀌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독일 쿠텐베르크가 1455년에 만든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78년 전인 고려 1377년에 만들어진 ‘직지심체요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려의 금속 인쇄기술이 어떻게 유럽 독일로 흘러 들어가게 됐을까. 이 다큐멘터리는 바로 그 비밀을 풀기 위한 여행이다. 일종의 추적 다큐멘터리.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를 만든 정지영 감독이 연출이 아닌 제작을 맡은 작품이다.
 
‘나는 부정한다(2017)'(믹 잭슨, 영국, 미국)
 
우리에게도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적 비극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적지 않다.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곧 홀로코스트의 만행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영화는 그것을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을 그린 것이다. 홀로코스트를 부인해 온 한 남자가 유대인 역사학자 데보라 립스티트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 그녀는 자신의 정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홀로코스트의 실체를 법리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빠진다. 199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다. 지난 4월 국내 개봉 과정에서 지나치게 홀대 받았던 반면 그 전 1월에 열린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는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단순히 역사영화라는 범주를 벗어나 뛰어난 법정 스릴러로서 수작 반열에 오른 작품.
 
 ▶시네마 파라디소
 
청소년 관객들이 사랑하는 월드 시네마 섹션이다. 국내에서 이미 개봉된 작품이지만 작고, 개성 있는 저 예산 예술영화들을 모은 섹션.

장고(2017)'(에티엔 코마, 프랑스)
 
1943년 나치가 점령한 프랑스. 매일 밤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장고 라인하르트는 활기찬 ‘집시 스윙 음악’을 파리지엥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집시들이 인종차별주의의 타켓이 되어 죽어가고 있었지만, 장고는 자신의 유명세로 인해 안전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나치가 그에게 미국 흑인음악에 대항하기 위해 독일 투어를 열 것을 강요하게 되고, 장고는 이를 거절한다. 옛 연인의 도움으로 아내와 노모를 데리고 스위스 국경지대로 피신한다. 스위스 국경을 넘기 위해, 장고는 그곳에서 만난 먼 친척들과 나치 파티에서 연주하며 탈출 기회를 엿보는데…
 
한편 9월 7일 개막하는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는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간 롯데시네마 평촌 및 안양시 일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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