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이’의 진화? 스타가 사랑한 퀼팅 패션

한겨울이면 유독 사랑받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
보온성과 실용성에서 그만인 퀼팅 아이템이다. 일명 ‘깔깔이'(군인용 방상내피를 일컫는 속어) 혹은 ‘누빔 옷’으로 불리는 퀼팅 패션은 오랜 기간 존재해 왔지만,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이 된 것은 최근 몇년 사이의 일이다.

 
명품 컬렉션에서도 퀼팅을 내세운 패션이 대세를 이뤘다. 특히 최근엔 옷에 한정되지 않고 백 클러치 티셔츠 장갑 베스트 스커트 팬츠 셔츠 지갑 모자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나와 인기다.

실제로 아웃도어 브랜드의 모델인 탕웨이 이연희 유연석 등은 최근 의류 화보에서 스타일리시한 퀼팅 아우터를 선보였다. 반면 패셔니스타 이효리는 제주도에서의 일상을 소개하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퀼팅 베스트를 걸쳤다. 수수하면서도 정감 있는 ‘소길댁’ 이미지를 풍겼다. 복고적인 클래식함부터 댄디함까지 무궁무진한 분위기는 물론 따뜻함까지 겸비한 퀼팅의 매력에 빠져보자.

​# 깔깔이라고? 퀼팅이 뭐길래

재봉 기법의 하나인 퀼팅 혹은 퀼트(Quilt)는 ‘채워 넣은 물건’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라틴어의 ‘culcita’ 또는 ‘culcitra’에서 파생됐으며 처음엔 깃털이나 양모 등을 채워 넣은 주머니나 매트리스를 가리키다가, 방한으로 덮기 위해 사용하는 물건들을 의미하게 됐다.

퀼팅은 직물과 직물 사이에 솜이나 양모 또는 우레판 폼 등을 펴넣고 박음질해 만든 소재를 말한다. 특유의 보온성 덕분에 주로 겨울용 의상의 안감으로 쓰였다. 한국 군인들에겐 군복 안에 입던 ‘깔깔이’로 익숙하기도 하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재봉이 가장 보편적인데 이는 누빔의 부피감을 덜어주기에 가장 알맞은 문양이기 때문이다. 또 세로로 나열된 꼭지점 덕에 실제보다 더 날씬해 보이는 이점이 있다. 이는 가로로 퀼팅된 패딩 점퍼와 비교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이러한 다이아몬드형 퀼팅은 이번 시즌엔 날렵한 정장 재킷 속으로 녹아들었다. 수트를 갖춰 입은 듯 격식 있는 옷차림 연출에도 손색 없다.

# 퀼팅의 역사, 고대 이집트 왕의 망토도 퀼트였다?

1903년에 발굴된 이집트의 제1 왕조 시대의 파라오 조각은 기원전 34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조각을 보면 왕이 망토를 두르고 있는데, 여기에 명확하게 퀼팅 기법이 나타나 있다. 마름모 모양의 윤곽이 뚜렷한 조각이 드러난 것이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왕과 같은 고귀한 존재만이 퀼트로 만들어진 옷을 입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퀼팅 기법은 약 6000년 전부터 전해져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퀼팅이 보편화된 것은 11세기 말부터 13세기 후반에 걸쳐 진행된 십자군 전쟁 때였다. 십자군들이 갑옷 밑에 입었던 ‘시트’가 퀼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퀼트는 장식성보다는 실용성을 더 중요시하여 견고하게 꿰매서 제작됐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로 넘어와서는 19세기부터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퀼팅 비(quilting bee)’라 불리는 집회에서 삼삼오오 이웃끼리 모여서 퀼팅 작업을 했던 것이다. 그 결과 이름 없는 사람들에 의해 전래된 것이 아메리칸 패치워크 퀼트(American patch work quilt)다. 현재도 상부상조의 상징으로 노인들이나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마음이 담긴 퀼트를 보내는 지원 활동이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 퀼팅 스티디셀러는?

‘퀼팅 패션’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단연 라벤햄(LAVENHAM)이다. 영국 브랜드인 라벤햄은 로고를 봐도 알 수 있듯이, 1969년 겨울철 말에게 덮어주는 호스 러그(horse rug)를 퀼트 나일론으로 제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승마 애호가의 요청으로 다이아몬드 퀼팅 재킷을 만들면서부터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다음으로는 ‘퀼팅 백’의 대명사 샤넬의 2.55 백이다. 이 핸드백은 1955년 금색 체인이 달린 퀼팅 숄더백으로 출시됐다. 두 천 사이에 솜을 넣고 누빔질을 하여 퀼팅으로 다이아몬드를 표현한 패턴을 내세워 지금까지도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샤테크’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꾸준히 가격이 상승했다. 지금은 무려 600~700만원대의 고가 명품백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퀼팅이라고 하면 보통 면 소재만 떠올렸는데 올해는 울, 가죽 그리고 스웨이드까지 겨울 소재에 하나도 빠짐없이 퀼팅이 가미되고 있다. 출근복 일상복 파티복 등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디자인들이 많이 나와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자칫 ‘깔깔이’ 혹은 ‘할머니 패팅’으로 보일까 봐 걱정된다면,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퀼팅된 디자인으로 고르면 된다. 소매, 어깨, 몸판 등 부분 퀼팅은 전체 스타일에 트렌디한 감성을 덧씌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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