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곽도원을 찾은 이유.. ‘현실이 된 #me too의 변질’

 

, “너도 우리 한마디면 끝나.”

곽도원을 찾아간 연희단거리패 피해 배우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와 함께 계좌 번호가 적힌 쪽지까지 건넸다. 여성 법조인이자, 곽도원의 소속사 대표인 임사라 씨조차 ‘꽃뱀’이란 말을 공식적으로 언급할 정도였다.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온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변질되고 있다는 따끔한 일침이 나온 이유다.

 

 

 

곽도원 소속사 오름 엔터테인먼트의 임사라 대표는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이날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임 대표는 “곽 배우가 연희단거리패 후배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분들 입에서 나온 말들은 참 당혹스러웠다. ‘곽도원이 연희단 출신 중에 제일 잘 나가지 않느냐, 다 같이 살아야지, 우리가 살려줄게’라고 했다”면서 “저는 이 자리에 있는 4명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17명 피해자 전체를 도울 수 있는 스토리 펀딩을 제안했고, 스토리 펀딩이 부담스러우면 변호인단에 후원금을 전달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후배들은 ‘우리가 돈이 없어서 그런 줄 아느냐’고 화를 냈다”고 했다.

이들은 임 대표가 자리를 비우자 본색을 드러냈다. 임 대표에 따르면 피해자 4인은 곽도원에게 ‘피해자 17명 중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건 우리 넷뿐이니 우리한테만 돈을 주면 된다’며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거기다 이들 배우는 곽도원에게 ‘너도 우리 한 마디면 끝나’라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임 대표는 특히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일하면서 꽃뱀을 많이 겪었다며 곽도원을 협박한 4명을 만났을 때 “촉이 왔다”고 밝혀 이들을 ‘꽃뱀’으로 단정 짓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꽃뱀’ 단어를 빼면 이번 사건은 보다 명확해진다. 이윤택 단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4인이 선배인 곽도원을 찾았다. 그리고 금품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너도 우리 한 마디면 끝난다’는 발언이 나왔다.

곽도원은 지난달 ‘미투’ 폭로로 인해 과거 극단 시절의 성추행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디시인사이드 연극 뮤지컬 갤러리에 그를 향한 익명의 폭로글이 게재됐지만, 곽도원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해당 글이 삭제됐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너도 우리 한 마디면 끝난다”는 말은 곽도원에게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미투 운동’은 ‘SNS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고, 이로 인한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가리킨다. 때로는 위계에 의해 때로는 사회적 시선에 숨었던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에 대한 목소리를 내며 사회를 바꾸자고 나선 운동이다.

그리고 이들의 용기 있는 폭로는 우리 사회에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이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며,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임 대표는 26일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게 4명 명단과 녹취파일, 문자 내역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윤택 피해자 중 일부가 불순한 의도로 곽도원 배우에게 돈을 요구했다 하더라도, 이윤택 씨가 과거에 저지른 일이 사라지거나 사실관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윤택 씨는 이미 구속당했고 범죄 사실은 수사기관이 모두 밝혀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판단은 법원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악용 사례로 미투가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정한 미투 운동 확산을 위해서는 악용 사례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무고 방지법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진호 기자 caranian@gioami.kr

Categories: 이진호의 삐하인드

Tags: ,,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