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SM & 레드벨벳 향한 비난이 가혹한 이유…


“SM을 세무조사 해주세요.” “국가적인 행사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남측 예술단 일원으로 평양 무대에 선 레드벨벳은 활짝 날아올랐다. ‘빨간맛’과 ‘배드보이’를 열창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평양 시민들을 환호 속으로 몰아넣었다.

성황리에 첫 공연을 마쳤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레드벨벳 멤버인 조이가 드라마 출연으로 인해 공연에 합류하지 못한 탓이다. 소식이 알려진 이후 조이를 향했던 비난의 화살은 이제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를 향한 비난은 과연 정당한걸까.

 

 

남측 예술단 ‘봄이 온다’ 팀은 지난 1일 북한 동평양대 극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11팀으로 구성된 남한 예술단은 이날 총 26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좌석을 가득 메운 1500여 명의 평양 관객은 ‘봄이 온다’ 팀의 무대에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은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부부를 비롯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최휘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박춘남 문화상 등이 참석해 공연의 격을 높였다.

레드벨벳의 무대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빨간맛’과 ‘배드보이’를 열창하며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무대를 마친 뒤 레드벨벳 멤버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북측 관객들이) 훨씬 크게 박수 쳐 주고, 따라 불러 줬다. 그 덕분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 “반응이 없어도 우리 노래를 보여주려 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관객들이 호응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팬들의 비난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레드벨벳 평양 공연 불참으로 촉발된 비난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질 정도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조이 욕하지는 말자 잘못이 있다면 그건 스엠이잖아 왜 레드벨벳 욕해? 조이 왜 욕해? 안 가고 싶어서 안 가는게 아니잖아’ ‘sm을 욕하자. 소속사가 가라면 가고 가지 말라면 가지 못하는게 가수 아니냐? 레드벨벳이 뭔 죄냐’를 비롯해 ‘세무조사까지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 일을 현실을 바라보면 일방적으로 SM 엔터테인먼트를 비난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이번 공연은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예술단 평양공연의 남북 실무접촉 수석대표 겸 음악감독을 맡은 윤상은 “짧은 시간에 준비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는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스케줄 조율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다. 최근 절정의 인기를 끌고 있는 레드벨벳이 예정된 모든 행사보다 평양 공연을 우선시 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섭외가 불가능했을 일이다.

또한 평양 공연에 정치적인 의미가 더해질 수 있는 만큼 인기 걸그룹을 선뜻 평양에 보내줄 주요 기획사는 많지 않다. 이미지가 생명인 아이돌 그룹이 이번과 같은 중대 공연에서 삐끗하기라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 있다.

또한 국가 행사라고는 하지만 결국 실무진은 정치인이 아닌 윤상을 비롯한 관계자들이다. “스케줄 상 가지 못한다”고 거절하는 그룹들을 억지로 데려가기는 어렵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개개인의 의사 결정이나 동의 없이 정치적인 의도를 먼저 관철시켰다가 큰 역풍을 맞이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조이의 조율은 SM이 아닌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 제작진에서 난색을 표한 일이다.

드라마 제작진 역시 자신들의 현실적 여건에 따라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에서 1주일 가까이 되는 여주인공의 공백은 상상하기 어렵다. 만약 드라마 제작사 측이 이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면 누가 배상해 줄 수 있을까.

의미가 남다른 평양 공연에서 일어난 레드벨벳의 완전체 무산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 여건을 모두 고려했을 때 레드벨벳의 평양행은 SM 엔터테인먼트의 결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린 SM 엔터테인먼트와 레드벨벳을 비난한다면 과연 다음 중대사에 누가 선뜻 나설 수 있을까.

레드벨벳과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비난은 감정보다 현실에 대한 냉정한 고찰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진호 기자 caranian@gioa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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