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김의성·주진우 “윤석열 비하인드컷 공개 고민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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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다큐 영화 ‘나의 촛불’ 공동연출 맡아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탄핵 담아내

“촛불혁명 진짜 주인공은 시민이었다”

“윤석열 발언 그때와 지금이 달라졌다”

“정치적 목적 없다 교육용으로 만들어”

“이정현·김진태 인터뷰 못 해 아쉬워”

“홍준표 인터뷰 약속 후 수차례 취소”

“국정농단 핵심 고영태 어렵게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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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촛불’을 연출한 김의성·주진우 감독. *재판매 및 DB 금지


[*] 손정빈 에디터 = 영화 ‘나의 촛불'(감독 김의성·주진우)은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 시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을 훑어보는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엔 우리가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리는 고발이나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 시위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통찰 같은 건 없다. 세월호 참사를 중심으로 박근혜 정부의 실정(失政)을 되돌아보고 최순실 태블릿PC가 촉발한 국정농단 수사,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촛불 시위, 그로 인한 박 대통령 탄핵 정국을 다시 한 번 짚어볼 뿐이다.

평이한 다큐멘터리이지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건 역시 인터뷰이 때문이다. 이 작품엔 국정농단·촛불시위·탄핵과 얽힌 각계 각층의 인물이 대거 출연한다. 국정농단 보도를 주도한 손석희 당시 JTBC 보도부문 사장 등 언론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 등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 추미애·심상정·박지원 의원 등 야당 대표,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박영수 특검과 윤석열 수사팀장, 국정농단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던 고영태씨도 나온다. 그리고 촛불시위를 주도한 시민들까지. 이들의 목소리가 ‘나의 촛불’에 담겼다.

배우 김의성과 에디터 주진우는 박 대통령이 탄핵된 지 1년여가 지난 2018년 MBC 시사보도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함께 진행하다가 촛불 시위에 얽힌 비화가 많다는 얘기를 나누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해나가면서 영화를 완성해가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햇수로 3년이 지나서야 ‘나의 촛불'(2월10일 개봉)이라는 제목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김의성·주진우 감독을 24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이들은 ‘나의 촛불’을 “촛불 혁명에 참여한 시민이 주인공인 영화”라고 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 시위에 관한 영화를 개봉하는 의도에 대해선 “코로나 사태로 개봉이 밀려서 지금 개봉하게 된 것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특검 수사팀장으로 등장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그때(인터뷰 당시)와 지금 완벽하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의 인터뷰 발언을 모두 공개하면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비하인드 컷을 어떻게 공개할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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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김의성 이하 김) 미묘한 시기라서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많은 분이 사랑해주면 좋겠다. 당시 너무 어려서 촛불에 대한 기억이 없는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엄마와 아빠가 이런 멋진 일을 해낸 사람 중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을 거다.”

“(주진우 이하 주) 정치용이 아니라 교육용이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보여줘야 한다. 학생들이 역사가 이렇게 쓰이고 이렇게 흘러갔으며, 엄마와 아빠와 선배들이 어떤 역사를 만들었는지 이 영화를 보고 배웠으면 한다.”

-두 사람 모두 영화감독은 처음이다.

“(주) 끔찍하게 힘들었다. 난 긴 기사를 쓰는 탐사보도 에디터다. 기사 쓰는 것처럼 구성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니더라.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다.”

“(김) 내가 다작 배우이지 않나. 그동안 현장에서 많은 감독을 만났는데, 이 작업을 하면서 내가 과거 현장에서 감독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계속해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잘 모르겠더라. 잘 모르겠는데, 계속 물어본다. 그 다음부턴 현장에서 감독들을 자세히 지켜봤다. 하루종일 선택을 하더라. 세상의 모든 감독을 존경하게 됐다.”

-‘나의 촛불’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나.

“(김) 우상호 의원이 탄핵 정국 당시 여의도에서 있었던 비화를 얘기하는 걸 듣고 그때 당시 증언을 모아 이야기로 구성해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주) 형(김의성)과 함께 MBC ‘스트레이트’를 진행할 때, 형이 우 의원이 말해준 촛불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흥미롭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의 촛불은 더 놀랍다고 했다. 그리고 심상정의 촛불은 더 어메이징하고, 박지원의 촛불도 놀라울 거라고 했다.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촛불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인공은 시민이다. 거기서 시작된 거다. 인류 역사에 이렇게 성공적이고 아름다운 민주 혁명은 없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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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로 뭘 말하고 싶었나.

“(주) 혼란해진 정치를 국민이 바로잡은 역사를 기록하고 싶었다. 주인공이 시민이라는 게 중요했다. 영화 개봉 소식이 전해진 후에 손석희 선배한테 연락이 왔다. 본인 분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묻더라. 엑스트라라고 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정치인은 다 엑스트라다. 주연은 시민이다. 촛불혁명이 일어난 뒤 정치인들은 도망가기에 바빴다. 시민들이 여의도와 청와대를 압박해 (정치인들이 촛불에) 타죽는 상황이 오니까 이런 역사가 쓰인 거다. 근데 재밌는 건 촛불의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많다는 거다.”

-이 영화 개봉 소식이 전해지자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저격하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돕기 위한 영화라는 주장이다. 물론 정반대 주장도 있다.

“(김) 윤 후보, 이 후보 모두 대선 후보라서 화제가 되는 거지 우리 영화에선 미미한 존재다. 엑스트라다. 아까도 말했지만 주연은 시민이다. 이 영화를 두고 정치적 유불리를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보면 알겠지만 두 분(윤석열·이재명)에게 영향 주는 거 없다. 둘 다 착하게 나온다. 대선을 기다려서 5년 간 준비한 영화가 아니다. 코로나 때문에 밀리고 밀려 이제 개봉하는 거다.”

“(주) 영화를 찍은 게 2019년이다. 그때 당시 시각으로 촛불에 대한 기억에 관해 얘기하는 거다. 다 다르게 해석할 거다. 해석은 보는 분들에게 맡기겠다. 아무튼 ‘촛불 시민’ 윤석열을 보는 건 굉장히 흥미로울 거다.”

-이 영화 내에서 윤 후보가 당시 어떤 얘기를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막상 영화 내엔 논란이 되거나 특기할 만한 발언이 없더라. 분량도 매우 적은 편이다. 이 작품에 담지 않은 윤 후보 발언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내용 중 공개할 수 있는 게 있나.

“(주) 당시에 윤 후보를 2시간 정도 인터뷰했다. 그가 현재 하고 있는 발언과 다른 발언이 물론 있다. 그거 하나 하나 떼다가 던지면 다 단독이다. 비하인드 컷을 어느 정도 어떻게 보여드릴지에 대해서 고민해보겠다.”

“(김) (우리와 인터뷰 했던 내용 생각하면) 윤 후보는 아마 걱정할 수도 있을 거다. 그때 했던 얘기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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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꼭 담고 싶었지만, 섭외가 안 돼 인터뷰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누가 있나.

“(주) 이정현 전 의원, 조원진 전 의원이 나왔어야 한다. 김진태 의원을 못 모신 게 안타깝다.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유명한 말을 하지 않았나. 그때 당시만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 주변 분들에게 강력한 촛불 트라우마가 있었다. 조원진 의원도 이건 못하겠다고 하더라. 홍준표 의원도 몇 번 약속을 잡았다가 깼다. 그렇게 도망간 분들이 많다. 이 얘기와 별개로 인터뷰한 분들 중에 하태경 의원이 주옥같은 말을 많이 했는데, 다 담지 못했다. 국민의힘 분들 발언을 모아 비하인드 컷을 만드는 걸 고려해보겠다.”

“(김) 소위 말하는 ‘진박’들의 입장을 담고 싶었다. 그래야 저희 영화에 기계적 균형도 생기고 다양한 시각이 담길 거라고 봤다.”

-이 영화에는 2019년에 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보니 현재 정치 상황과 다른 부분이 꽤나 많다. 인터뷰이로 나선 사람들 중 가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현재 야권 유력 대선 후보가 됐다. 당시엔 상상하지 못한 변화다. 인터뷰이로 나오지는 않지만 연설 모습으로 등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당 대선 후보가 됐다. 박영수 특검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얽혀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정두언 의원은 세상에 없다. 불과 3년 전과 너무나 달라진 현재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

“(김)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천 개의 감정이 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이 인터뷰를 할 당시엔 박영수·윤석열 두 분에 대한 팬심이 강했던 때다. 인터뷰 끝난 뒤에 사진 한 장 찍자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 분은 완전히 다른 스탠스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고, 다른 한 분은 대장동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참 다이나믹하다. 그래서 편집 방향을 바꿔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과거 특정 시점에서 촛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니까, 그것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편집을 새로 하지 않았다.”

“(주) 촛불의 역사는 그대로다. 국민도 그대로다. 그 사람들만 바뀐 거다. 사람들이 이렇게 확 바뀌어버린다. 우린 똑같이 그 자리에 있다. 이 영화 속 등장인물 몇 명만 바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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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태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던 고영태씨가 출연한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설득했나.

“(주) 고영태는 국정농단 사태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검찰이 그 주변을 탈탈 털었고 억지로 감옥에 집어넣었다. 감옥 갔다와서 힘들고 어렵게 지내고 있었다. 바깥에 얼굴 내미는 게 어렵지 않았겠나. ‘네가 나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설득했고, 어렵게 인터뷰석에 앉았다. 미안했다. 인터뷰 해보니 고영태의 생각이 굉장히 깊더라. 나중에 고영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굉장히 영화적이다.”

“(김) 국정농단 사태 때 고영태라는 사람의 개인사를 보면서 극영화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더라. 주에디터가 그런 고영태를 섭외했다고 해서 매우 놀랐다. 국정농단 관련 인물은 지금도 많이들 TV를 통해 볼 수 있지만, 고영태는 아니지 않나. 그를 만나니까 역사의 숨은 인물이 내 앞에 나온 느낌이라 가슴이 뛰더라.”

-두 분이 공동연출했는데, 이견은 없었나.

“(주) 큰 이견은 없었다. 다만 나는 이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가벼운 로드무비형식으로 만들고 싶었다.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인터뷰 시도하고 좌절하고 그런 과정을 영화에 다 담는 식으로. 하지만 형은 그런 내용을 배제하고 진짜 정통으로 (촛불을) 곱씹어보는 형식으로 만들자고 했고 그렇게 됐다. 어쨌든 인터뷰를 남겨놓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 그 중에 어떤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말하는 태도는 비슷한데, 완벽하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남겨놔야 했다.”

“(김) 우리가 박제한 거다. 난 조금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다큐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주에디터 뜻대로 만들었다면 훨씬 더 재밌었을 거다. 하지만 그러기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2016년 (촛불 시위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직접 찍은 기록이 없다는 게 가장 큰 한계였다.”

-아마 결국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을 것 같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을 인터뷰할 수 있다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나.

“(김)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묻고 싶다. 자격 미달의 지도자를 원위치시키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렀나. 그렇다면 이 사람이 자격 미달인 걸 알면서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위해 그를 대통령으로 끌어올린 사람이 누군냐고 묻고 싶은 거다. 그들은 또 똑같은 일을 할지도 모른다.”

“(주) 당신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고 싶다.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생각으로 대통령이 됐고 어떻게 통치를 하고 싶었는지에 관해 듣고 싶다. 박근혜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내놓고 얘기하고 싶은 거다. 사실 우리 국민이 박근혜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게 우리의 비극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촛불’을 통해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주) 역사가 가끔은 뒷걸음질치기도 한다. 많이 뒷걸음질칠 때도 있다. 그래도 국민이 이 뒷걸음질친 역사를 앞으로 전진시킨다는 얘길 해주고 싶다. 어린 세대에게, 젊은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에 관해 얘기해주고 싶다.”

◎지오아미 코리아 jb@gioa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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